김여행_서울미식투어_디저트편
Taste of Seoul! 서울시에서는 2019년부터 매년 서울의 고유한 미식 문화를 대표하는 레스토랑 100선을 선정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는 11월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미식 주간을 개최하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특색있는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그중 '함께 맛보는 색다른 초대'라는 타이틀로 서울 미식 투어(Seoul Gastronomy Tour)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하게 되었다. 테마는 당연히, 디저트!
디저트는 미식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장르다. 다른 나라를 가봐도 우리나라, 그리고 서울만큼 디저트 수준이 높은 곳은 손에 꼽는다. 서울미식 100선에서 카페/디저트 분야를 따로 선정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 그리하여 서울미식1 00선에 선정된 업장 뿐만 아니라 가까운 가족, 타지의 지인, 외국인 친구 등 그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소개하고 함께 맛보러 갈 수 있는 파티세리 총 5곳을 선정했다. 많게는 열 번도 넘게 방문했던 곳들인지라 하나같이 놀랍고 훌륭하다. 비록 단 하루 진행한 투어였지만 6명이 모여 함께 디저트를 먹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 경험은 앞으로도 내내 뜻깊게 남을듯싶다. 그리고 투어는 끝났어도 가게들은 여전히 그곳에 있으니, 언제든 한번 쯤 서울의 미식을 경험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1. 첫 번째 코스 - 언더베이크(Underbake)
인스타그램 : @_underbake
주소 :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13가길 12-8 1층
선정 이유 : 우리나라 식재료와 프렌치 디저트의 만남, 우엉 아이스크림 마카롱
여러 지역과 나라의 관광객은 물론 놀거리와 접근성이 좋은 이태원 근방을 투어 장소로 기획하면서 꼭 소개하고 싶었던 곳이다.
서울 미식 100선에 한식 분야에 선정된 권숙수에서 근무했던 조은혜 파티시에가 운영하는 디저트 가게로, 녹사평역에서 15분 거리 조용한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어 아는 사람들만 아는 숨은 보석 같은 가게다.
생토노레, 크림브륄레 등 클래식한 디저트도 맛있지만 항상 먼저 생각나는 건 우엉 아이스크림 마카롱이다. 쫀득한 꼬끄 사이에 우엉 아이스크림을 샌드하고 우엉칩, 훈연한 우엉 파우더를 올린 디저트로 먹기 전에 위아래로 한번 꾹 눌러 햄버거처럼 먹는다. 달콤하고도 향긋하게 가득 퍼지는 우엉의 맛과 향을 맛보고 나면 주로 김밥 속 재료나 반찬으로 먹던 우엉도 디저트의 주 재료로써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물론, 앞서 말했듯 다른 디저트도 다 좋다. 타르트 타탕은 이번 투어를 통해 처음 먹어봤는데, 통으로 구운 듯한 형태지만 사실은 얇게 슬라이스한 사과를 층층이 감싸 한없이 부드럽게 졸여냈다. 완연한 가을의 기쁨과도 같은 맛이다.
2. 두번째 코스 - 르 페셰 미뇽
인스타그램 : @pechemignon_heejung
주소 :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40가길 3-3 2층
선정 이유 : 서울 내에서 손에 꼽는 무스케이크
이태원 근방 디저트를 논하는 데에 있어 이곳을 빼놓을 수 없다. 상호를 직역하면 '자그마한 죄', 관용적으로는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를 의미하는 르 페셰 미뇽은 현재 서울에서 가장 좋아하는 무스케이크를 골라 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파티세리다. 김희정 파티시에의 케이크는 가벼운듯 적절한 밀도와 간결한 형태 속에 담긴 다채로운 풍미와 요소 간의 조화가 아름답다. 언제 먹어도 새삼스럽게 맛있다는 감상이다. 메뉴가 잔잔히 수시로 바뀌는 편이지만, 무엇을 먹어도 맛있으므로 그간 먹어보지 않았거나 처음 보는 조합을 도전해 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이를테면 ‘밤요거트‘. 밤 비스퀴 위에 요거트 무스와 밤 무스, 그리고 장미 크렘으로 구성된다. 밤에 요거트는 그렇다치고 과연 장미가 어울릴까 싶을 수 있으나 의외로 밤과 장미는 결이 꽤 잘 맞는다. 가벼운 산미와 깊이 있는 달콤함 사이를 장미향이 산들바람처럼 슬그머니 스쳐 지나가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래도 사실 피스타치오, 통카, 바닐라, 쇼콜라 등 모두가 제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어서 어느 하나만 고르기 힘들기 때문에, 이왕이면 여럿이서 방문해 보기로 하자.
3. 세번째 코스 – 아우치
인스타그램 : @ouch.touch.me
주소 :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5길 14-3 1층
선정 이유 : 한남동에서는 잠시 쉬어갈 시간이 필요하니까.
조은정 파티시에가 운영하는 허니비 서울의 세컨드 브랜드. 탁 트인 야외 공간과 간단히 앉아갈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주변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잠시 쉴 틈이 필요할 때 가볍게 들르기 좋다. 이번 투어에서도 중간 쉬는 타임이 필요할 것 같았고 무엇보다 한남동에 오면 늘 생각나는 곳이기에 방문했다.
다양한 맛의 젤라또와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있다 보니 여럿이 가서 함께 나눠 먹는 재미가 있다. 다 맛있지만, 역시나 인기가 좋은 건 토마토 방아였다. 새콤달콤한 감칠맛에 향긋한 방아까지 더해져 인상에 깊이 남을 수 밖에 없는 맛.
4. 네번째 코스 – 재인
인스타그램 : @patisserie.jaein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48 2층
선정 이유 : 서울 미식 100선. 그런데 이제 한국적인 미를 곁들인.
서울의 디저트 러버들이 좋아하는 파티세리를 거론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파티세리 중 하나. 이재인 파티시에의 재인은 처음 연희동에 오픈했을 때부터 한남동으로 이전한 지금까지 한결같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그럴 만도 한 것이 재인의 디저트는 항상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면이 있다.
오픈 초부터 지금까지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나무’가 그렇고, 우리나라 고유의 상상 속 동물을 그대로 본 딴 ‘해치’도 그렇다. 형태뿐 아니라 맛에서도 섬세하고 날카로운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 서울 미식 100선에 당당히 오를 만하다. 쁘띠갸또, 구움과자에 더해 바에서도 재인만의 여러 칵테일과 차를 맛볼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앉아서 먹고 가는 편이 만족도가 높다.
5. 다섯번째 코스 - 제이엘 디저트바
인스타그램 : @jldessertbar
주소 :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31길 7-2 3층 제이엘디저트바
선정 이유 : 2024 서울 미식 100선 카페&디저트 분야 베스트 디저트 바.
저스틴 리 셰프가 운영하는 제이엘 디저트바가 2024 서울미식 100선에서 카페&디저트 분야 베스트를 차지했다. 그간 제이엘 디저트 바의 행보를 보자면 충분히 납득 가는 부분이다. 제이엘 디저트바와는 개인적으로도 즐거운 추억이 많다. 특히나 COVID-19가 한창이던 시절에 자주 방문하며 달콤한 위로를 받았고, 몇몇 디저트는 그 탄생의 시기를 함께 하기도 했기에 오랜만에 다시 방문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유달리 애착이 있는 메뉴는 피스타치오 타르트와 이스파한 소르베, 그리고 티라미수다. 티라미수는 여전히 처음 출시 되었을 때와 같은 접시에 서브 되는 것을 보고 잠시 추억에 젖었다는 후문. 잎새버섯과 발사믹, 크림 브륄레와 블러드 오렌지, 마르살라 와인을 곁들인 플레이팅 디저트를 먹으면서 이 독창적인 재료의 사용을 무척 좋아했었다는 걸 상기했다. 참신하고 도전적이면서 맛도 있는 플레이트 디저트 바를 찾는다면 제이엘 디저트 바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2024-11-18